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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항공 칼럼] 항공과 면접에 임하는 예비승무원의 자세 1

작성일 : 2021.06.23 15:00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면접관의 관점에서 면접자를 바라보면 한 명, 한 명이 한없이 예쁘다. 그래서 종종 면접관이라는 본분을 잊어버리고, “괜찮아요.”란 말만 연발하게 된다. 면접을 마치고 퇴실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준비한 대로 대답을 마친 친구들의 홀가분한 모습은 면접관도 웃음 짓게 하지만 도망치듯 나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아직 내 눈에는 아가들인데…… 30여 년 전 나처럼 집에 도착하자마자 엉엉 울지나 않을까 걱정되어 ‘괜찮아요. 너무 잘했어요.’라고 한 사람 한 사람 위로해주고 싶다. 

요즘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훌륭하신 면접의 달인들이 온라인상에 대기하고 있다가 언제든 내가 원하는 정보 그 이상을 제공해준다. 솔직히 난 면접의 달인도 아니고 합격을 위한 비장의 무기를 감춘 무림의 고수도 아니다. 다만 여기서 난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및 항공운항과 대학교수로서 모두 30년의 경험을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래의 승무원을 꿈꾸는 여러분은 하얀 도화지이다. 항공운항과 입학과 동시에 여러분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도구를 얻게 된다. 안전 훈련을 통해 밑그림을 그리고, 서비스 훈련을 통해 채색하고, 각종 교양 수업과 외국어 수업을 통해 그림은 완성되어간다. 즉 입학 면접은 학생들이 그림에 소질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재능을 보기 위함이 아닌 도화지 그 자체를 보기 위한 통과의례다.

면접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놓은 학생을 만날 때가 있다. 면접관으로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하얀 도화지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 혹은 잘못된 마음가짐으로 인해 얼룩덜룩해진 도화지는 면접 중에 걸러지게 마련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승무원이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승무원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은 던져보지 않고, 승무원이란 직업이 전망은 있는지, 보수는 얼마인지 같은 실질적인 물음에 매몰된 학생들은 넘치는 자격으로 불합격할 수밖에 없다. 예쁘고, 화려한 것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학생들은 면접 보러 갈 때 면접복, 어피어런스, 구두, 메이크업에만 신경을 쓰는 우를 범한다. 결국, 도화지에 여백은 사라진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학생들 대부분은 면접 전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를 받는다. 물론 몇몇 면접관들은 학생들의 피부 상태도 확인한다. 그러니 면접 전에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은 학생들의 선택은 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몇몇 면접관들은 왜 학생들의 피부 상태를 볼까? 유니폼에 잘 어울려야 하니까? 예뻐 보여야 하니까? 승무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회사의 이미지와 직결되니까? 이 역시 틀린 말은 아니나 그 이전에 승무원의 직무를 생각해 보자. 승무원은 비행 일정에 맞춰 시차를 극복해야 한다. 서비스직의 특성상 화장은 필수요, 출근 시간은 불규칙하고 퇴근 시간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체력이 관건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승무원이 피부과 시술로 매번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쉬는 날마다 피부과를 방문하거나 휴가를 내야 할까? 면접관들이 보는 건 깨끗한 얼굴이 아니라 심신(心身)의 건강을 보는 것이다. 면접관은 학생들의 피부 그 이면에 숨어있는 꾸준한 노력(운동 및 올바른 생활 습관)을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승무원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말로는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고 면접관이 좋아할 만한 답을 달달 외면서 실생활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고객이 외부 고객과 내부고객으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하기에 일어나는 오류다. 실제로 내부고객인 부모님, 반 친구들에게는 이기적이면서 입으로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준비된 승무원이라고 거짓말한다. 

면접실 앞에서 어머니에게 ‘머리가 잘 안 된다.’라고 짜증을 내던 학생을 잊을 수 없다. 면접 보러 가는 딸 걱정에 밤잠을 세웠을 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학과를 선택하길 권한다. 승무원은 자신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 이전에 고객의 편안한 여행을 도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면접 준비를 위해 인터넷에서 검색한 교과서적인 답변을 외우기보단 일상생활에서 내부고객에게 봉사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그러면 진심 어린 마음이 몸에 스며들어 깨끗한 도화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 옆 짝꿍에게 면접 준비한다고 고생한다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면 어떨까?

(사진=김주희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김주희

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현 한국관광연구학회 이사
현 한국문화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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