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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항공 칼럼] 승무원의 비행 후 업무

작성일 : 2021.08.18 11:30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항공 칼럼을 게재한 지 2달이 지났다. 약속된 10개의 칼럼 중, 2편만 남기고 있다. 지난 칼럼을 돌이켜보면, 면접 관련 2편, 비행 업무 관련 6편의 칼럼으로 구성되었다. 마지막 2편의 칼럼을 끝으로 ‘교수’가 아닌 ‘선배’로서 ‘미래의 후배에게 전하는 조언’을 마무리하려 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직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정든 일기장은 몇 장 남지 않은 기분이다. 숙고 끝에 남겨진 2편의 칼럼을 ‘비행 후 업무’(이번 주)와 ‘직업으로서의 객실 승무원’(다음 주)으로 정했다. 

항공기가 목적지 공항에 착륙하고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객실 승무원의 비행 후 업무가 시작된다.

우선 항공기 안전점검이 시작된다. 승무원은 본인의 담당 지역에 승객이 남아있는지, 주인 없는 물건이 오버헤드 빈(Overhead bin)과 좌석에 남아있는지 확인한다. 그 후 갤리 담당 승무원들은 케이터링 직원, 세일즈 직원 등과 업무 인수인계를 한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전 객실 승무원은 객실사무장 주관하에 디브리핑(Debriefing)을 한다. 비행 전 객실 브리핑이 계획을 세우는 개념이라면 디브리핑은 잘못된 점을 복귀하는 절차에 가깝다. 디브리핑이 완료되면 객실 승무원의 업무는 끝이 난다. 

그렇다면 업무가 종료된 후에는? 

물론 객실 승무원도 업무가 종료되면 퇴근한다. 그런데 타 업종과 다르게 집이 아닌 호텔로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객실 승무원의 모기지(모기지 :객실 승무원이 거주하는 지역. 우리나라 객실 승무원의 경우 주로 서울, 부산, 청주 등임)에서 비행 업무가 종료되지 않으면, 다음 비행 일정 동안 호텔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해외 공항에 도착한 경우, 객실 승무원은 호텔에 체류한다. 공항직원에게 여권과 ID를 보여주고 입국절차와 세관규정에 맞게 작성한 서류를 제출하면 드디어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다. 호텔 기사님의 반가운 웰컴 인사와 함께 셔틀버스에 탑승하면 “야호~ 이젠 자유다.” 버스 안에서의 짧으면 10분, 길면 1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동료와 담소를 나누며 긴장을 풀기도 하고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한다. 당분간 쉬는 일만 남았기에, 딱딱한 등받이가 그렇게 안락할 수 없다. 

그런데 신입 시절엔, 편안함을 만끽할 수 없었다. 아니 셔틀버스 안에서의 시간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응답하라, 1994 시절’엔 신고식(?) 비슷한 관행이 있었다. ‘노래 부르기’가 그것이다. 신입이라면 버스가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노래 한 곡은 기본이요, 짓궂은 선배를 만나면 두 곡도 예사였다. 고백하건대, 필자의 노래 실력은 별로다. 그것도 많이. 

호텔 방에 도착해 침대 위에 누우면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다. ‘제발 노래는 그만요!’하고 외치고 싶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가 선배가 되면 절대 후배들 노래 시키지 말아야지.’라고.

2년 전 동기 모임에서 아직 현역에 있는 동료가 말했다. ‘노래 부르기’ 같은 신고식은 없어진 지 오래라고. 요즘은 다들 핸드폰 보기 바쁘다고. 그리고 아련하게 덧붙였다. “그런데, 난 그때가 그립더라. 있잖아. 왜 사람 냄새난다고 할까?”

좋아지는 것이 있으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생겨나는 법인가 보다. 

 

(사진=김주희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김주희

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현 한국관광연구학회 이사
현 한국문화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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